남미, 너를 만나다. (feat. 데이빗 인솔자)
인천에서 11시간 반을 날라와 LA에 도착한다. 장거리 여행에 맞춰 구입한 캐리어에 채운 나의 전 살림을 첫 도시 리마에서 잃고 말았다. 다들 각 자의 짐을 찾아간 배기지 크래임에 나의 백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25명의 일행은 저마다의 스토리를 담고서 스치듯이 짐을 챙겨 나간다. 4명의 동갑교사들, 약사와 그 지인일행, 안양에서 온 두 부부, 대구의 교수님 부부. 베트남 사장님 부부, 전주 자매, 잠실 윤사장님 부부. 싱글로 오신 세 오빠님들. 그리고 친언니네와 우리 부부. 육칠십년의 나이테만큼 연륜과 사연이 있을 우리 일행은 남미에 대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버스에 오른다.
잃어버린 짐은 집 나간 지 하루만에 공항으로 달려가 자정에서야 찾아왔다.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서 잠도 충분히 못자고있다. 페루 리마의 식사는 기대보다 좋다. 아침엔 미니햄버거에 볶음밥과 스크램불 각종 과일, 점심은 한식, 저녁은 문어와 피스코샤워 칵테일.
이카로 가는 길은 이국적이고 정취가 물씬 풍겨났다. 보통의 산이 아닌 조금의 풀포기만 있는 사막산과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풍광. 몸은 그간의 피로에 찌들어 있었지만 눈은 그 풍광을 놓치고 싶지않다.
페루는 자연에서나 음식에서나 기대 이상이다.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의 급경사를 썰매타고, 버기카로 와일드한 곡예를하고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며 모델이 되기도 한다.
잉카의 수도 쿠스코.
해발 3000m가 넘는, 스페인 정복으로 남유럽 느낌이 물씬 나지만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도시이다. 성스러운 계곡과 삭사이와망의 유적지를 둘러보며 문자가 없긴 하지만 나름의 대단함을 느낀다.
볼리비아 라파즈는 고도가 매우 높아 고산증이 시작되는 지 배를 타는 것처럼 휘청거리며 변비가 무른 변으로 바뀌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깔리 전망대를 오르고 하옌거리 무리요 광장 마리요를 발로 걸으며 우비를 걸치고 비오는 마녀시장, 머리위로 수많은 우산이 걸린 거리를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군데 군데 그려진 벽화는 여행객의 좋은 사진배경이 되어준다. 가장 너른 고원의 티티카카호수를 배로 누비며 아름다운 풍광과 플라멩고가 우아하게 비상하는 모습에 넋을 놓는다.
우유니는 역시나 세다.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솟아 생긴 소금사막이 우기에 비로 채워지며 하늘과 소금사막은 경계가 없이 그 광활함과 함께 우리의 그림자로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특별하고 멋진 작품사진을 선사한다.
하지만 사천미터를 훨씬 넘는 고원에서 아무에게나 멋진 경험을 주진 않는다. 평소에 몸을 단련하고 모험을 즐기는 열린마음을 가진 이들을 받아주는게 아닐까! 다음 날, 알티플라노 고원을 사막 먼지를 가르며 달린다. 고원사막에서의 일출도 즐긴다.
고산증으로 멀미와 식욕부진과 설사와 발진을 겪다 칠레로 넘어오니 증상이 차츰 호전된다. 신선한 해물탕은 운이 안돼어 아쉽게도 먹지 못했다. 대신 안데스산을 두른 천미터 고지 골프장에서 버디를 낚으며 한국의 아줌마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바람이 많아 나부끼는 형상의 조형물이 있는 푸에르토 나탈레스.
그동안 인솔자 데이빗의 자상하고 친절한 여행정보와 식당 음식 메뉴 추천으로 편하고 알차게 지나 왔다면, 여기서부터는 여기저기 거리를 기웃거리며 식당을 골라 음식을 주문하고 슈퍼를 찾아 체리 등 과일을 산다.
파타고니아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빼놓을 수 없다. 호수와 폭포 등을 보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는다. 카프리 호수가 있는 피치로이 트레킹도 마른 먼지가 아쉽긴 했지만 아름다운 산행이 된다.
이렇게 칠레를 넘어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조우한다.남극과 그린란드 다음으로 크며 너른 빙하를 돌며 얼음 덩어리가 떨어지는 것도 본다.
다음은 우수아이아로 비행한다.
미국의 북쪽 끝에서 시작한 3번 도로의 남쪽 끝자락. 세상 끝 국립공원과 우체국, 티에라 델 푸에고 기차도 탄다. 배를 타고 비글해협을 돌며 해피투게더 영화의 양조위와 장국영의 입장이 되어본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한때 부강했었고 넓은 도로만큼 세계 1위가 많은 도시이다. 에비타. 메시, 마라도나의 나라인 아르헨티나. 안타까움이 스며있는 아르헨티나의 수도를 뒤로 하고 이과수로 간다.
이른 새벽에 나선 날씨는 습도도 높아 더워가 강하다. 하지만 군데 군데 마련된 뷰 포인트에서 무수히 많은 폭포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며 더위를 날린다. 다음 날 브라질 이과수쪽으로 이동하여 세계 최다수 규모의 폭포 물줄기로 만들어지는 대자연의 합창 소리를 들으며 잠시 넋을 놓는다. 가장 많은 양의 폭포수가 한꺼번에 떨어지는 악마의 목구멍 쪽으로 보트로 타고 들어가 물벼락을 맞으며 일행은 행복하고 짜릿한 비명을 질러댄다.
또한 숙소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그 옆에 있는 모래사장에서 비치발리를 해본다. 언니의 주장포스와 수인씨의 콤비로 우리는 깔깔대며 브라질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끽한다.
마지막은 리우 데 자네이루이다.
도시의 이름을 번역하면 ‘월요일의 강’이다. 이곳에 사는 브라질 사람들은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으뜸이다. 먹거리와 자원이 풍부한 나라 그들은 가난해도 사는 것에 별 어려움이 없어 미래보다는 순간을 즐기며 축제를 사랑한단다. 저녁과 아침에 가본 코파카바나 해변은 고운 모래만큼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으로 파도타기를 하며 즐기는 사람들 모습과 함께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
크리스토발 언덕의 거대한 예수상을 마주보고 빵지아수까르 케이블카를 타고 난 후 여행을 마무리한다.
요즘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K 문화의 힘을 느끼며 자부심을 느낀다. 남미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의 따뜻한 시선이 좋고 여행의 맛을 더한다. 안데스 산맥의 정기를 품은 그들은 순박하고 경쟁에서 자유로와 편안해 보인다.
우리 일행은 적지 않은 28일을 함께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교류하며 지구 반대편 5개국을 무난히 소화해 냈다. 드러나지않게 개인의 어려움이나 서로 간에 작은 갈등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또 성장해가리라 본다. 서로를 품으며 그동안 수고했고 함께해서 행복했노라 이별인사를 나눈다.
처음엔 막연하기만 했던 지구 반대편 먼 여행을 인솔자 데이빗의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섬세한 조언으로 준비를 시작했고 여러 나라들을 거치면서 차츰 자신감을 얻어 홀로서기를 시도하연서 여행의 결을 다듬었다고 생각한다.
남미,
너를 만났고
가슴에 품으며
그리워지면 또 무엇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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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연미 선생님.
선생님의 남미여행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제 눈 앞에 남미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여행 이야기를 나누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여행길에서도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