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님의 환갑 여행

마님의 환갑 여행

2년 전 출가한 둘째 딸이 사위와 함께 친정을 찾았다.

결혼을 하자마자 둘 다 말짱하게 다니던 직장을 사퇴하고 신혼 여행으로 8개월 간 지구를 두 바퀴 돌아서 세계 여행을 다녀온 용감한 녀석들이다.

신혼 집이 지방인 우리 집과 멀어서 자주 오지 못한 터라 그저 반가운 맘으로 아이들을 맞았다.

이러저러한 일상 얘기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위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예전부터 워낙 우리가 여행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던 터라 지구촌 구석구석을 많이 다니신 줄 잘 알고 있지만 혹시 더 가고 싶으신 곳이 있으면 자기들이 엄마 환갑 선물로 두 분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고...

몇 차례 사양을 하다가 사돈 어른들께도 같은 선물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23년 전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으로 10년 전 직장을 퇴직한 후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아직 가고 싶은데 못 가본 곳이 많다.

사실 진즉부터 아프리카 유럽 북남미 오세아니아 등 멀고 가기 힘 든 곳부터 다녀오고 나서 나중에 기운이 떨어지면 가깝고 편한 곳을 가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일본은 한 번도 가지 않았고 중국 두 번 동남아 세 번 밖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여행 플랜을 짜는 게 너무 힘들고 느려서 가능한 패키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장점이 많다.

편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하고 또 처음 만나는 여행을 즐기는 이들과의 교류는 덤이다.

오데로 갈까?

마님과 상의 끝에 세 곳 중 한 곳을 택하기로 했다.

1. 아이슬란드

2. 몽골 일주

3. 중앙 아시아

그 중 아이슬란드는 일단 오로라철로 미루고 여행사들을 찾아 몽골과 중앙아시아를 저울질했는데 딸 부부가 작은별을 추천하면서 자기들도 직접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자기들 여행 플랜을 짜면서 여러 여행사를 찾았는데 가장 동선도 좋고 알차다고 추천을 한다.

다음 날 바로 작은별로 전화를 하니 몽골 일주는 모객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사실 몽골 일주를 더 하고 싶었는데... ㅠ

애들 맘이 변하기 전에 일단 5월 18일 중앙아시아로 예약을 했다.

광주의 5.18 영령분들께 죄송스럽지만 즐겁게 다녀오고 돌아오자마자 투표를 꼭 해야겠다.

뱀발:

1부는 여기까지입니다.

컴 세대가 아니라서 쓰기도 힘들고 사진을 올리는 것도 힘이 드네요.

곧 아이들이 내려온다니 사진이랑 보강해서 여행기 2부 써야겠네요.

여행 중 현지 가이드 권혁수씨 고생 많았고요,

고향 색시 인솔자 오도경씨 열심히 고객들 챙기느라 욕봤네요.

전주 내려오면 삼천동 막걸리 한 잔 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