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간의 감동의 연속, 남미 여행 ! (feat. 데이빗 인솔자)
큰 설레임과 약간의 두려움을 지닌 채 떠난 여행이었다. 리마에 도착했을 때 드디어 내가 와보고 싶었던 남미 땅에 발을디뎠다는 설레임과 과연 이 땅의 어떤 모습이 내게 감동을 선사할 지 기대감이 가득찼다
와카치나 사막의 경이로운 아름다움, 나스카 문양들의 신비로움은 심한 멀미의 고통을 충분히 보상해 주고도 남았다.
‘세계의 배꼽’이라는 의미를 가진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냥 좋은 아름답고 고즈넉한 도시였고, 마추픽추는 내가 왜 이 곳을 와보고 싶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우쳐준 곳이었다.
볼리비아는 가는 길도 험난하다. 새벽녁의 라파즈는 예쁘게 반짝이는 도시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었다. 도시 내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케이블카는 획기적인 발상이었고, 달의 계곡의 모습은 가보지 않은 달을 충분히 상상하게 만들었다.
티티카키 호수에서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볼리비아가 이 호수에 기지를 설치하고 아직도 해군 훈련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짠했다.
드디어 우유니 !
우리 모두의 버킷리스트인 이 곳. 세상에서 제일 큰 거울. 이 곳은 그야말로 신비 그 자체였고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후에 이어지는 알티 플라노 고원지대.
태고의 신비가 이런 것일 거다. 시크릿 라구나에서 보는 수많은 홍학의 무리는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알려주었지만 높은 고도는 우리를 힘들게 했다.
마의 구간 볼리비아 여행을 마치고 도착한 칠레는 높은 고도의 고생스러움을 모두 날려 보내준 우리의 안식처였다.
발파라이소에서는 영국 독일 그리고 동유럽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골목들을 유유히 걸으면서 그들의 같음과 다름을 느껴본다.
이후 파타고니아로 향했다.
파타고니아가 어떤 나라의 이름이 아닌가라는 나의 무지함(?)을 살짝 감춘 체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한 후 거센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잠시 길을 잃을 뻔 하기도 했다.
칠레가 가장 자랑할 만한 그들의 자존심, 토레스 델 파이네. 자연의 거대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돌풍 같은 바람이 있는 곳이다. 거기에서 먹었던 맛있는 점심 피자를 잊을 수 없다.
칼라파테. 파타고니아에서 제일 유명한 트레킹 중 한 코스를 내가 하다니 꿈 같은 일이었고, 태고적 거대함으로 밀려 온 모레노 빙하를 볼 때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 위대한 자연을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된다는 사명감도 느끼는 것도 잠시, 푸른빙하의 일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행운이 좋았고 이 모든 기억들은 아직도 새록 새록 나를 감동시킨다.
세상의 끝이 이 곳이구나 하는 우수아이아.
세상 끝 등대, 세상 끝 우체국, 세상 끝 기차 그리고 세상 끝 도로를 경험한다. 예쁜 거리에 있는 100년 엔틱한 찻집 에서 마셨던 커피 그리고 케이크는 지금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 유쾌하게 꾸며진 화장실도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말로만 듣던 부에노스 아이레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같은 이방인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삶의 퍽퍽함 때문인 지 어떤 행인들의 무표정한 모습들은 상냥함이나 친절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에바 페론을 생각하며 그녀의 무덤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교황님이 집무하셨던 성당 안에 우리나라 103인의 성인이 그려진 그림을 보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탱고의 유래지 라보카지구에서 10불짜리 짝퉁 아르헨티나 축구팀 유니폼을 사는 호사(?)도 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처럼 신나게 예쁜 거리의 모습도 사진 속에 많이 담았다.
드디어 이과수 폭포에 도착한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물소리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고 웅장했다. 가히 세계 3대 폭포 중 가장으뜸이라 할 만하다. 둘째 날 오후에 이어진 보트투어는 마치 물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기쁨을 안겨주었다.
1월의 강이라는 뜻의 리우 데 자네이루는 세계 3대 미항에 걸맞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다. 하늘 높이 예수님이 두 팔 벌려 우리를 맞이해 주셨고 그 앞에는 빵산이 높이 솟아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우리를 완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밀려오는 파도와 함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신나게 놀며 추억을 쌓았다. 공항으로 오는 길에 마지막 들린 성당에서는 어떤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 예수님 동상 아래에 있는 지구에 진정한 평화가 있도록 그리고 항상 나의 몸과 마음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8일간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서로를 든든하게 지지해준 모든 팀원들과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살펴 준 데이빗 인솔자님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의 글로 저도 다시 한번 남미대륙을 여행하는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이국적인 풍경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을 마주하면 처음 출발할 때의 기대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지요.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 봅니다.
선생님, 이번 여행에서의 추억이 선생님의 인생의 한 부분에 행복한 흔적을 남겼길 소망합니다.
선생님, 다음 여행길에서도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