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4박 5일로 찍먹해보기 (미니사막 패키지 여행)

몽골, 

사막과 호수와 초원이 있는 땅. 

그리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펼쳐진 땅. 

사람에 지쳐, 일상에 지쳐,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 떠난 곳. 

(그런데 올리고 보니 이 글의 썸네일이 너무 굴욕적인 사진이라서 위의 여행 목적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

하지만 진짜 혼자 가려니 비행편도, 체험활동도, 이동수단도 막막해서 결국 패키지를 찾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몽골행 비행기는 작은 사이즈의 평범한 비행기였다. 기내식은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광활한 대지. 이게 몽골이구나... 하는 대륙의 기상을 느꼈다. 

게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같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낭만 그 자체랄까...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지평선에 가까운 넓디넓은 초원의 조합이 바로 몽골 그 자체였다.

유목민들이 실 거주하는 게르는... 

음... 

쉽지 않았다. 만약 거기서 묵어야 했다면 고생 좀 했을 것 같다. 말하자면 쌩 외국인이 한국 시골집에서 묵으며 메주 쑤는 걸 보는 것 같은? 

비위가 약한 편인 내게는 어려운 도전일 것 같다.

몽골 하면 사막. 사막 하면 사막썰매... 사실 이번에 처음 봄 🧐 

모래를 먹으며 철분 보충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한 시간 가까이의 승마. 

전날의 낙타와 더불어 나의 사타구니를 위협하는 아주 강렬한 경험이었다.

아주... 아주...

몽골에 가신다면, 사타구니를 꼭 잘 간수하시기 바란다. 

몽골에서는 은하수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소금 뿌린 김 사진 아님)

(사실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고, 같이 여행한 동행 분께 받은 사진인데 지인들에겐 직접 찍은 것처럼 뻥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부디 모르는척 해 주세요 🤫)

작은별 커스텀 푸르공 타기.

내부보단 외부가 더 좋았다. 

물론 사진처럼 뚜껑에 타서 이동할 순 없다. 할 수 있으면 추가금 내고라도 할 것 같다... 

테를지 국립공원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웠다.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환경이랄까. 

나중에 아들을 낳는다면 여기서 하루쯤 풀어놓고 '남자다움'을 배워오게 하고 싶단 생각.

몽골 여행 꿀팁 하나.

현지 가이드가 몽골 씨름을 제안한다면, 정중히 거절하시오. 

야심차게 도전했으나, 

공주님 안기를 당했다.

"날 이렇게 대한 건 당신이 처음이야" 라고 말할까 생각했는데, 오해가 생길 것 같아 그만뒀다. 

몽골에서의 4박 5일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내가 원하던 것들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 

긴 이동 시간 중에는 창 밖을 보며 사색을 하고, 

책을 읽으며 (물론 조금이라도 멀미를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생각을 정리하고, 

밤하늘 아래 호젓하게 나 홀로 앉아 별빛에 내 마음을 꺼내 비추어 보기도 하고, 

단백뇨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만큼 삼시세끼 고기를 가득가득 채워 넣기도 하고, 

게르에서 화목난로를 피우고 장작이 타닥 타닥 타는 소리를 들으며 색다르게 잠이 들기도,

눈을 돌리는 곳마다 모래뿐인 사막 한가운데서 사타구니를 찢길 것 같은 낙타 타기 체험을 하기도 하고.

짧은 기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중에도 오롯이 홀로 사유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너무 짧은 기간이었기에, 오히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점도 내게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언젠가, 다시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정확하진 않음)

"때때로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환경을, 큰 생각은 큰 환경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우리의 뇌에는 신경질적인 검열관 같은 면이 있어서 ... (후략)" 

몽골에서의 5일은 내가 새로운 생각을, 더 큰 관점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그런 기회가 생길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Ps. 게르에서 마시는 보드카 짱 맛있음 (한국 와서 마시면 또 그 맛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