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4 : 서프라이즈! 칭기 칭기! (마다가스카르 칭기 국립공원)
아프리카/인도양
작성자
전영숙
작성일
2023-11-22 16:18
조회
4369
< 2023. 10.22~11.13 인도양 한붓그리기 마다가스카르 - 레위니옹 - 모리셔스 - 세이셸 여행후기 제4편입니다. >
서프라이즈!! 칭기! 칭기!
오늘 칭기국립공원 투어가 있는 날이다. 공원이라 하지만 그랑칭기 트레킹으로 암벽으로 된 산을 탄다.
분위기상 난도가 꽤 높은 듯하다. 세 팀으로 나누어 올라간다고 한다. 평소에 걷기 운동은 좀 하지만 등산, 트레킹은 별로 하지 않는 터라 꽁무니에 붙어 안전하게 살살 가는 팀에 끼기로 작정하고 일행 끝에 섰다. 마침 어린왕자 가이드가 맨 꽁무니 담당이네. 맨앞에서 이끔이 할 줄 알았는데…. 훨 안심이 된다.
허리와 다리에 자일을 차고 카라비너 두 개를 허리 자일에 끼우는데 전문요원들이 도와준다.
처음으로 자일에 카라비너를 끼워 오르는 산행을 해본다. 날씨가 끝내준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소풍가는 기분이다. 숲길에선 바위 위에 도도히 앉은 카멜레온도 보고, 여우원숭이도 보고, 낮잠 자는 부엉이도 본다. 그러다가 짜잔~~ 드디어 수직으로 깎아지른 암벽을 만난다.
앞의 사람들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보이지도 않는 구간에선 설렘과 두려움으로 두근거린다.
그러다가 우와! 저걸 우째 올라가노? 거의 90도다. 그것도 뾰족바위! ‘칭기’란 말이 곧 뾰족한 석회암 바위를 뜻한다고 한다.
내 바로 앞 정순언니는 바위에 머리도 조금 다치고 신축성 없는 반바지차림이라 힘들어했다.
이곳은 긴 바지에 긴 팔 차림이 좋다. 또 장갑도 필요하다. 차근차근 올라가보니 한 발 한 발 디딜 곳이 다 정해져 있고 카라비너 끼워야 하는 밧줄장치가 되어 있다. 또 전문요원이 중간 중간 방법을 안내해주어 성실하게 따라 올라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래를 내려다보면 후들후들…. 와중에 최고령 83세의 박교장샘도 별 무리없이 성공하셨다. 평소에 등산을 즐기시며 단련하신 몸이라 가능하셨을 듯.
정상 가까이 수직으로 오르는 바위를 밟고 나는 소리쳤다.
야호!! 칭기 만세! 칭기! 칭기!
혼자 외치는 소리라 메아리는 길지도 우렁차지도 않았지만 나는 나 홀로 기특하고 장했다.
난코스를 장하게 넘어온 덕분인지 적당한 모험과 긴장이 있는 이 코스가 너무 좋다고 가이드에게 잘난 척도 했다.
정말이지 자일 차고 카라비너 걸며 암벽등반을 하다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오! 서프라이즈!!
그렇게 오른 곳에서 선물처럼, 너무나 선명하고 예쁘게 쨘!하고 나타난 꽃 한 송이!!
까만 뾰족바위들 틈새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어찌 요렇게 이쁜 꽃을 피웠는지?
신기하고 신통한 꽃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저 위에 이미 올라간 사람들을 향해 소리질렀다.
“사진 한 장 찍어주세요! 사진 찍어주시는 분, 복 받으실 거예요!”
그렇게 소리 질러 부탁한 보람이 있어서 정말이지 내 맘에 꼭 드는 멋진 사진을 선물 받았다.
바로 나의 룸메이트 진희씨가 나와 꽃을 찍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기뻤다. 진희씨는 나처럼 설치며 사진 찍거나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조용조용한 성품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희씨는 분명 복 받았을 것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서로서로 부탁할 줄도 알아야 한다. 특히나 그런 절경 앞에서는! ㅎㅎ




그 예쁜 꽃을 아까워하며 바위를 넘으니 짜잔! 드디어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여행 전 TV에서 마다가스카르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 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했던 바로 그 무서운 다리다!
한 명 한 명 다리를 천천히 건너고 있었고 그 모습을 어린왕자가이드가 저 멀리 자리잡고 한 명 한 명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남기고 있었다. 그 친절한 마음씀이 정말 고맙다.
다들 별일없이 건너고 있었으므로 나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심호흡을 한다. 저어기 다리 건너는 수봉 언니 모습이 보인다. 유유히 두 팔을 들어 손을 흔들며 사진 모델이 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꼭 저렇게 포즈를 취해야지 다짐한다.
내 차례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음, 괜찮네. 좀 가다가 다리 중간쯤에서 조심조심 사진사가 있는 쪽으로 사알짝 방향을 틀고 팔을 들어본다. 아이구! 근데 두 팔은 못 들겠다. 최대한 웃는 표정을 더하여 겨우 한 팔만 들었다. 수봉언니 갑으로 인정!! ㅎㅎ

그렇게 통과하고 나니 또 서프라이즈!! 엄청난 광경이 펼쳐진다. 뾰족바위가 조각품처럼 무진장으로 펼쳐져 있다. 먼저 정상에 올라간, 씩씩한 미정씨가 조이언니랑 날 부른다! 드뎌 정상에 올랐다!
우와! 세상에!! 멋져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니 멋져서 기절할 지경이다!! 야호!!
칭기를 사방팔방으로 마구 누볐다. 눈으로 사진으로! 가이드가 저어기서 빨리 내려오라고 손짓한다. 우리 셋밖에 없다. 그래도 버틴다. 우린 다시 못 와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야요!! 가이드도 우리를 부르는 척 홀로 드넓은 칭기를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온통 진회색 뾰족 바위 칭기들 속에서 한 점 빨강인 가이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가 내게 보기보다 산을 잘 오른다고 칭찬해주었다. 그럼요! 이렇게 멋진 산은 처음이니까요. 이렇게 새로운 경험도 처음이니까요!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 정성들여 빚으신 대자연의 퍼레이드에 초대해주셔서….
알고 보면 그 초대에 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바오밥나무를 접선한 모론다바에서 무려 12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우리 일행의 짚차 8대를 배에 싣고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벨르체르비나 황토색 강을 건너고 또 베코파카강을 건너서 비포장길을 하염없이 가야한다. 가다가 다른 차가 도랑에 빠져 있어 그 차를 건져내느라 기다리기도 하고 비몽사몽하며 그 먼길을 간다. 짚차에는 운전사까지 4명이 탄다. 에어컨 없다. 날은 덥다. 흙먼지가 부옇게 일어난다. 힘들다. 포기할 게 많다. 얼굴 전면을 덮고 목까지 덮는 천마스크를 가져간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 하양 모자는 점점 황토색으로 변해갔다. 그래도 칭기에의 초대는 잊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을 주었기에 난 마다가스카르 여정에 칭기국립공원을 넣는 것에 찬성이다. 그곳에 가는 동안 마다가스카르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니까. 또 고통 없이 천국은 없는 법이니까. ^^

오늘 칭기국립공원 투어가 있는 날이다. 공원이라 하지만 그랑칭기 트레킹으로 암벽으로 된 산을 탄다.
분위기상 난도가 꽤 높은 듯하다. 세 팀으로 나누어 올라간다고 한다. 평소에 걷기 운동은 좀 하지만 등산, 트레킹은 별로 하지 않는 터라 꽁무니에 붙어 안전하게 살살 가는 팀에 끼기로 작정하고 일행 끝에 섰다. 마침 어린왕자 가이드가 맨 꽁무니 담당이네. 맨앞에서 이끔이 할 줄 알았는데…. 훨 안심이 된다.
허리와 다리에 자일을 차고 카라비너 두 개를 허리 자일에 끼우는데 전문요원들이 도와준다.
처음으로 자일에 카라비너를 끼워 오르는 산행을 해본다. 날씨가 끝내준다.

앞의 사람들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보이지도 않는 구간에선 설렘과 두려움으로 두근거린다.
그러다가 우와! 저걸 우째 올라가노? 거의 90도다. 그것도 뾰족바위! ‘칭기’란 말이 곧 뾰족한 석회암 바위를 뜻한다고 한다.
내 바로 앞 정순언니는 바위에 머리도 조금 다치고 신축성 없는 반바지차림이라 힘들어했다.
이곳은 긴 바지에 긴 팔 차림이 좋다. 또 장갑도 필요하다. 차근차근 올라가보니 한 발 한 발 디딜 곳이 다 정해져 있고 카라비너 끼워야 하는 밧줄장치가 되어 있다. 또 전문요원이 중간 중간 방법을 안내해주어 성실하게 따라 올라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래를 내려다보면 후들후들…. 와중에 최고령 83세의 박교장샘도 별 무리없이 성공하셨다. 평소에 등산을 즐기시며 단련하신 몸이라 가능하셨을 듯.
정상 가까이 수직으로 오르는 바위를 밟고 나는 소리쳤다.
야호!! 칭기 만세! 칭기! 칭기!
혼자 외치는 소리라 메아리는 길지도 우렁차지도 않았지만 나는 나 홀로 기특하고 장했다.
난코스를 장하게 넘어온 덕분인지 적당한 모험과 긴장이 있는 이 코스가 너무 좋다고 가이드에게 잘난 척도 했다.
정말이지 자일 차고 카라비너 걸며 암벽등반을 하다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오! 서프라이즈!!
그렇게 오른 곳에서 선물처럼, 너무나 선명하고 예쁘게 쨘!하고 나타난 꽃 한 송이!!
까만 뾰족바위들 틈새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어찌 요렇게 이쁜 꽃을 피웠는지?
신기하고 신통한 꽃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저 위에 이미 올라간 사람들을 향해 소리질렀다.
“사진 한 장 찍어주세요! 사진 찍어주시는 분, 복 받으실 거예요!”
그렇게 소리 질러 부탁한 보람이 있어서 정말이지 내 맘에 꼭 드는 멋진 사진을 선물 받았다.
바로 나의 룸메이트 진희씨가 나와 꽃을 찍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기뻤다. 진희씨는 나처럼 설치며 사진 찍거나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조용조용한 성품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희씨는 분명 복 받았을 것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서로서로 부탁할 줄도 알아야 한다. 특히나 그런 절경 앞에서는! ㅎㅎ




그 예쁜 꽃을 아까워하며 바위를 넘으니 짜잔! 드디어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여행 전 TV에서 마다가스카르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 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했던 바로 그 무서운 다리다!
한 명 한 명 다리를 천천히 건너고 있었고 그 모습을 어린왕자가이드가 저 멀리 자리잡고 한 명 한 명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남기고 있었다. 그 친절한 마음씀이 정말 고맙다.
다들 별일없이 건너고 있었으므로 나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심호흡을 한다. 저어기 다리 건너는 수봉 언니 모습이 보인다. 유유히 두 팔을 들어 손을 흔들며 사진 모델이 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꼭 저렇게 포즈를 취해야지 다짐한다.
내 차례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음, 괜찮네. 좀 가다가 다리 중간쯤에서 조심조심 사진사가 있는 쪽으로 사알짝 방향을 틀고 팔을 들어본다. 아이구! 근데 두 팔은 못 들겠다. 최대한 웃는 표정을 더하여 겨우 한 팔만 들었다. 수봉언니 갑으로 인정!! ㅎㅎ

그렇게 통과하고 나니 또 서프라이즈!! 엄청난 광경이 펼쳐진다. 뾰족바위가 조각품처럼 무진장으로 펼쳐져 있다. 먼저 정상에 올라간, 씩씩한 미정씨가 조이언니랑 날 부른다! 드뎌 정상에 올랐다!
우와! 세상에!! 멋져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니 멋져서 기절할 지경이다!! 야호!!
칭기를 사방팔방으로 마구 누볐다. 눈으로 사진으로! 가이드가 저어기서 빨리 내려오라고 손짓한다. 우리 셋밖에 없다. 그래도 버틴다. 우린 다시 못 와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야요!! 가이드도 우리를 부르는 척 홀로 드넓은 칭기를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온통 진회색 뾰족 바위 칭기들 속에서 한 점 빨강인 가이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가 내게 보기보다 산을 잘 오른다고 칭찬해주었다. 그럼요! 이렇게 멋진 산은 처음이니까요. 이렇게 새로운 경험도 처음이니까요!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 정성들여 빚으신 대자연의 퍼레이드에 초대해주셔서….
알고 보면 그 초대에 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바오밥나무를 접선한 모론다바에서 무려 12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우리 일행의 짚차 8대를 배에 싣고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벨르체르비나 황토색 강을 건너고 또 베코파카강을 건너서 비포장길을 하염없이 가야한다. 가다가 다른 차가 도랑에 빠져 있어 그 차를 건져내느라 기다리기도 하고 비몽사몽하며 그 먼길을 간다. 짚차에는 운전사까지 4명이 탄다. 에어컨 없다. 날은 덥다. 흙먼지가 부옇게 일어난다. 힘들다. 포기할 게 많다. 얼굴 전면을 덮고 목까지 덮는 천마스크를 가져간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 하양 모자는 점점 황토색으로 변해갔다. 그래도 칭기에의 초대는 잊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을 주었기에 난 마다가스카르 여정에 칭기국립공원을 넣는 것에 찬성이다. 그곳에 가는 동안 마다가스카르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니까. 또 고통 없이 천국은 없는 법이니까. ^^
오랜시간 덥고 뜨겁고 먼지 덮어쓰면서도
타고~ 건너고~ 기다리고~ 오르며
도착한 칭리 정상까지의 여정이 엄청나군요~!!!
저 뾰족한 바위들 속과 아~찔한 출렁다리를 지나며
무섭기도하고 쓰릴있어 긴장되기도 하지만
자연과 시간이 만든 작품에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지요~
읽으면서 제가 그곳을 지나는 듯 숨죽였답니다~ㅋㅋ
감탄과 놀라움의 소리들이
예까지 다 들리거든요~
저 빠알간 꽃은 아마도 오랜 시간
영숙님을 기다렸을거예요^^*
알아보는 이가 별로 없을거같아요~
봐도 그냥 지나칠걸요~
그 귀한 아름다움은 아무나 느끼는게 아니죠~~
비오는 길 위의 달팽이도~
무수히 떨어진 단풍잎 중 하나도~
그대 눈에는 특별하니깐요^♡^
어디 다른 행성 같은 퐁경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회가 거듭할 수록 흥미 진진합니다.
아런 멋진 곳 여행 하시고 후기도 멋지고 부럽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글을 읽고 이어서 현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전영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문학 소녀같은 모습과 다른 용기와 담력에 박수를 칩니다.
주욱~ 글과 사진이 이끄는 대로 공감하고 즐거워 하다가 마지막 단락에 이르러서는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아~ 그랬군요. 고통 없이 천국은 없는 법이라 말씀하실 만합니다. 광할하고 거친 바위 틈 사이에서 천국의 꽃을 마침내 발견하셨으니까요.